Sunday 25 October 2009

나의 '단절'

항상 힘없고 가난한 사람을 구제해주고자 마음이 흔들리고 가슴아파서 차마 그냥 두지 못하는 간절한 뜻을 가져야 바야흐로 시가 된다.
- 정약용,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.

'단절'이 필요하다는 그 말을 듣고 문득 생각했다.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단절이란 '책상 앞에 그만 앉는 것'이다. 세상에서 얻은 물음만을 가지고 세상과 단절하는 것이 아니라, 그 물음을 얻기 위해 책상으로부터 단절하는 것, 그게 가장 절실하다. 들리지 않은 목소리들과 살아 숨쉬고 있는 경험들은 여기에서 얻어낼 수가 없다.